솔직히 저는 중입자 치료가 그냥 '비싼 방사선 치료' 정도라고만 생각했습니다.막연하게 좋다는 말만 들었지, 왜 좋은지, 어떤 암에 맞는지, 비용은 어떻게 감당해야 하는지..아무것도 몰랐습니다.치료를 위한, 의료진과 이야기를 나누고 나서야 비로소 이게 단순한 고가 치료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동시에 '만병통치약'이라는 환상도 함께 깨졌고요.*치료 효과: X선과 무엇이 다른가* 중입자 치료를 받기 전에 제가 가장 먼저 물었던 건 딱 하나였습니다."그래서 기존 방사선 치료랑 뭐가 다른 건가요?" 지금 돌아보면 꽤 기초적인 질문인데, 당시엔 그 답도 몰랐습니다.방사선 치료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우리가 흔히 아는 X선(엑스레이) 기반 치료와, 양성자·중입자처럼 입자를 쏘는 치료입니다.중입자 치료는 탄소..
1년 동안 표적 치료제 주사 한 번에 95만 원, 총 17~19회. 제가 직접 맞고 나서야 깨달았습니다.암 치료비의 진짜 무게는 병원 영수증이 아니라 그 뒤에 숨겨진 비급여 항목들에 있다는 사실을요."산정특례 덕분에 본인부담금이 5%라던데, 그렇게까지 돈이 많이 들진 않겠지"라고 막연히 믿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암 선고를 받고 나서, 그 믿음이 얼마나 순진했는지 하나하나 확인하게 되었습니다.*비급여 항목, 5%의 함정이 무너지는 순간* 산정특례(중증질환 산정특례 제도)란 암 확진 후 등록 시 5년간 급여 항목 진료비의 본인부담률을 5%로 낮춰주는 국가 제도입니다.즉,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치료에 한해서는 실제로 청구액의 극히 일부만 부담하면 됩니다.제가 처음 이 제도를 안내받았을 때는 솔직히 '이 정도면 ..
지인이 대장암 판정을 받았을 때, 가족들은 몸에 좋다는 건 전부 챙겼습니다.그런데 정기 검진마다 암세포는 더 교묘하게 번지고 있었습니다.면역력을 그렇게 채워 넣었는데 왜 암은 더 독해질까, 저도 한동안 그 질문을 붙들고 있었습니다.알고 보니 문제는 면역력의 양이 아니라, 암세포가 면역 시스템 자체를 포섭해 버리는 구조에 있었습니다.*종양미세환경, 암세포가 만든 철벽 요새* 면역력을 올리면 암이 낫는다는 말, 솔직히 저도 한동안 그렇게 믿었습니다.그런데 제가 지인의 치료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처음으로 의심이 생겼습니다.온갖 보양식과 면역 영양제를 먹이고 있는데 암세포는 왜 줄어들기는커녕 다른 부위로 조용히 퍼지고 있었을까요그 이유가 바로 종양미세환경(TME, Tumor Microenvironment)에..
완벽하게 살수록 건강해진다고 믿었습니다.그런데 13년간 암 환자를 직접 진료한 임상 현장에서는 정반대의 패턴이 반복됐다고 합니다.꼼꼼하고 책임감 강한 사람, 걱정을 달고 사는 완벽주의자일수록 암에 더 취약하더라는 것입니다.제 경험과 비교해봤을 때 이 말이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는 걸 뼈저리게 느꼈습니다.*완벽주의가 미덕이라는 착각* 일반적으로 완벽주의는 성실함의 다른 이름으로 여겨집니다.사회도 그렇게 가르쳤고, 저 역시 오랫동안 그렇게 믿었습니다.맡은 일은 끝까지, 허점 없이, 완벽하게. 그게 곧 능력이라고 생각했습니다.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어떤 일이든 시작하면 끝을 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 탓에, 몸은 진작에 한계 신호를 보내는데도 멈추지 못했습니다. 안방 청소를 시작했으면 거실, 작은방,..
항암 치료가 끝났는데도 왜 머리가 안 돌아가는 걸까요.검사 결과는 다 정상인데 말이 자꾸 끊기고, 방금 하려던 것을 잊어버리는 일이 반복된다면 케모브레인(Chemo brain)을 의심해봐야 합니다.저도 항암을 버텨내며 이 문제를 정면으로 맞닥뜨렸고, 골든타임 안에 뭔가를 해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움직였습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지금 알고 있는 것들을 솔직하게 풀어보겠습니다.*케모브레인, 왜 생기고 언제까지 치료해야 하나*케모브레인(Chemo brain)이란 항암제 투여 후 발생하는 인지 기능 저하 현상을 말합니다.흔히 '항암 후 뇌 안개'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기억력 감퇴, 집중력 저하, 언어 처리 속도 둔화가 대표적인 증상입니다.미국 암학회(American Cancer Society)에 따르면 항암 ..
저는 처음에 간헐적 단식이 암 환자에게 좋다는 말을 반신반의했습니다.잘 먹어야 체력이 생긴다는 이야기를 귀가 닳도록 들어왔으니까요.그런데 암 진단 이후 몸 관리를 고민하다가 결국 18:6 단식을 선택했고, 어느덧 1년이 지났습니다.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간헐적 단식은 분명히 효과가 있습니다.하지만 모든 암 환자에게 권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닙니다.*단식효과- 몸에서 일으키는 변화* 간헐적 단식을 시작하기 전에 제가 가장 먼저 찾아본 것은 단식이 실제로 몸 안에서 어떤 작용을 하는가였습니다.막연하게 "굶으면 살이 빠지겠지"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다가는 오히려 몸을 망가뜨릴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공복이 14~16시간 이상 지속되면 우리 몸에서는 자가포식(Autophagy)이 활성화됩니다.자가포식이란 세포가..
항암 치료 중인 암 환자의 대상포진 발생률은 일반인보다 최대 10배 이상 높습니다.저도 치료를 마친 뒤 '주사 한 대가 뭐 대수겠어'라는 생각으로 3년 내리 독감 예방접종을 건너뛰었다가, 3년 연속 독감으로 온몸이 망가지는 경험을 했습니다.그때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면역이 약해진 몸에 독감은 단순한 감기가 아니라는 것을.*독감백신, 암 환자라서 더 맞아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저는 항암 치료를 끝내고 나서 몸에 가해지는 모든 자극이 겁났습니다.심지어 예방주사 하나조차 '혹시 부작용이 생기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이 앞섰습니다.그래서 택한 방법이 마스크와 손 씻기로 버티는 것이었는데, 그 선택이 얼마나 안일했는지는 첫 번째 겨울이 되자마자 드러났습니다. 독감 인플루엔자(Influenza)는 인플루엔자 바이..
지방을 끊으면 암이 나아질 것 같다고 생각하셨나요?저도 처음엔 그렇게 믿었습니다.하지만 상담을 받으면서 알게 된 사실은 정반대였습니다.문제는 지방을 먹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어떤 기름을 어떻게 먹느냐였습니다.잘못된 기름이 세포막을 망가뜨리고, 그 결과 산소 공급이 막혀 암세포가 자라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진다는 것을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오메가3가 세포막을 지키는 이유* 암이 생기는 근본 원인 중 하나는 세포 안으로 산소가 제대로 들어가지 못하는 것입니다.산소가 차단되면 세포 내 DNA가 변이를 일으키고, 그것이 암으로 이어집니다.그런데 이 산소 통로를 열고 닫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세포막(cell membrane)입니다.여기서 세포막이란, 세포 하나하나를 감싸고 있는 얇은 지방층으로, 산소와 영양소..
비타민 B3 나이아신아마이드가 피부암 발생률을 최대 30% 낮춘다는 임상 3상 결과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에 실렸습니다.저는 이 수치를 처음 봤을 때 솔직히 반신반의했습니다.비타민 하나로 그게 가능하다고?그런데 배경을 파고들수록 '이건 그냥 지나칠 정보가 아니다'라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나이아신아마이드가 뭔지부터 잡고 가야 합니다* 약국이나 건강식품 코너에서 "비타민 B3"를 검색하면나이아신, 니코틴산, 나이아신아마이드, 니코틴아마이드 같은 이름들이 뒤섞여 나옵니다.처음 접했을 때 저도 이게 다 같은 건지 달라서 헷갈렸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엄연히 다른 물질입니다. 나이아신(니코틴산)은 분자 구조 끝에 카르복실기(-COOH)가 붙은 산성 물질입니다.이 카르복실기를 아미드기(-CONH₂)로..
미용사가 일반인보다 방광암 발생률이 1.7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이 수치를 처음 접했을 때 저도 잠깐 멈칫했습니다.항암 치료를 받는 내내 저는 입원 직전에도 미용실로 향했고, 염색까지 마치고 당당하게 병실에 들어선 사람이니까요. 그 선택이 정말 괜찮은 것이었는지, 지금부터 데이터를 중심으로 따져보겠습니다.* 발암물질 등급으로 본 염색약의 실체* 염색약 논쟁의 뿌리는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헤어드레서를 대상으로 한 42개 연구를 종합 분석한 메타분석 결과에서, 미용사 직군의 방광암 발생 위험이 일반인 대비 1.4배 높았고 10년 이상 근무한 경우엔 1.7배까지 치솟았다는 수치가 등장했습니다.이 연구 이후 염색약과 암의 관계는 본격적인 학술 논쟁의 무대에 오르게 됩니다.그렇다면 국제적인 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