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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 B3 나이아신아마이드가 피부암 발생률을 최대 30% 낮춘다는 임상 3상 결과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에 실렸습니다.

저는 이 수치를 처음 봤을 때 솔직히 반신반의했습니다.

비타민 하나로 그게 가능하다고?

그런데 배경을 파고들수록 '이건 그냥 지나칠 정보가 아니다'라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나이아신아마이드가 뭔지부터 잡고 가야 합니다*

약국이나 건강식품 코너에서 "비타민 B3"를 검색하면

나이아신, 니코틴산, 나이아신아마이드, 니코틴아마이드 같은 이름들이 뒤섞여 나옵니다.

처음 접했을 때 저도 이게 다 같은 건지 달라서 헷갈렸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엄연히 다른 물질입니다.

 

나이아신(니코틴산)은 분자 구조 끝에 카르복실기(-COOH)가 붙은 산성 물질입니다.

이 카르복실기를 아미드기(-CONH₂)로 바꾼 것이 나이아신아마이드(니코틴아마이드)입니다.

이 구조 차이 하나가 부작용 프로파일을 완전히 갈라놓습니다.

나이아신은 고용량에서 온몸이 붉어지고 가려워지는 플러싱(flushing) 반응과 간독성이 문제가 됩니다.

반면 나이아신아마이드는 같은 효과를 내면서 이 부작용을 대폭 줄여준 형태입니다.

국내 식약처는 두 물질을 표기상 '나이아신'으로 통일하고 있어서 라벨만 봐서는 구별이 안 됩니다.

실제로 구매할 때는 성분명에 '아마이드' 또는 'amide'가 붙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항암 보조나 암 예방 목적으로 고용량을 복용할 때 사야 하는 것은 나이아신아마이드입니다.

쏜리서치, 스완슨 같이 품질 관리로 이름난 해외 브랜드 제품을 선택하거나 국내 의약품으로 처방받는 방식이 현실적입니다.

 

통풍 걱정을 하는 분들이 꽤 있는데, 이것도 나이아신(산)과의 혼동에서 비롯됩니다.

나이아신은 산성 물질이라 체내 H⁺ 이온 농도를 높여 요산 배설을 오히려 방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나이아신아마이드는 반대로 약염기 성질을 띠어 요산의 H⁺ 이온을 흡수하고, 요산을 수용성이 높은 형태로 전환해 배설을 돕습니다.

다시 말해 나이아신아마이드는 통풍을 악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증상 완화에 유리한 쪽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나이아신(니코틴산): 산성 물질, 플러싱·간독성 부작용 있음, 고용량 복용 어려움

-나이아신아마이드(니코틴아마이드): 중성·약염기, 부작용 현저히 적음, 항암 보조용으로 권장

-NMN·NR: NAD의 중간 전구체, 빠르게 NAD를 올리지만 일부 연구에서 암 촉진 우려 제기됨

 

-암 예방·항암 보조 목적으로 고용량을 복용할 때는 나이아신이 아닌 나이아신아마이드를 선택해야 하며, 통풍 부작용 우려는 나이아신과의 혼동에서 비롯된 오해입니다.

 

 

*항암 효과의 실체와 제가 뼈저리게 배운 것*

나이아신아마이드의 항암 효과를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꺼내야 할 논문은 2015년 NEJM에 실린 호주 임상 3상 연구입니다

피부암 고위험 백인 환자 386명을 대상으로 하루 500mg 씩 두 번, 총 1,000mg을 1년간 복용하게 한 이중맹검 무작위 대조 시험입니다.

여기서 이중맹검이란 투여하는 의료진도, 복용하는 환자도 어느 쪽이 진짜 약인지 모르는 채 진행하는 방식으로, 위약 효과나 기대 심리를 배제해 신뢰도를 높이는 설계입니다.

결과는 명확했습니다.

전체 피부암 발생률 23% 감소, 편평세포암은 최대 30% 감소, 암 전 단계인 광선각화증도 최대 20% 줄었습니다.

 

광선각화증이란 자외선에 오랫동안 노출된 피부가 각질화되며 피부암으로 진행할 수 있는 전암 병변을 말합니다.

이 숫자를 처음 봤을 때, 비타민 하나로 암 발생 자체를 30%나 줄인다는 게 저는 꽤 충격이었습니다.

이 효과가 가능한 이유는 NAD(니코틴아마이드 아데닌 다이뉴클레오타이드)라는 효소 때문입니다.

NAD란 세포 에너지 대사와 손상된 DNA 복구에 핵심적으로 관여하는 조효소입니다.

나이아신아마이드는 NAD를 만드는 직접 원료가 되기 때문에, 자외선·방사선·항암제 같은 외부 자극으로 DNA 손상이 집중되는 상황에서 복구 원료를 충분히 공급하는 역할을 합니다.

국내 연구 측면에서는 암 억제 유전자인 RUNX3를 세계 최초로 규명한 배석철 교수팀이 전남대 의과대학 암센터에서 5년 이상에 걸쳐 폐암 환자 대상 임상 시험을 진행했고, 그 결과를 임팩트 팩터 15점대의 클리니컬 캔서 리서치(Clinical Cancer Research)에 발표했습니다

RUNX3란 세포가 "죽어야 할 세포냐, 살아야 할 세포냐"를 판정하는 암 억제 유전자로, 이것이 제대로 기능해야 돌연변이 세포가 암으로 자라기 전에 제거됩니다.

연구 결과, 비흡연 여성 폐암 환자에서 표적 항암제와 나이아신아마이드를 병용했을 때 생존 기간이 약 50% 증가하고 사망 위험이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여기서 중요한 경험 하나를 꺼내야겠습니다.

설암 진단을 받고 몸과 마음이 무너지던 시절, 저는 다단계 판매원들의 유혹에 넘어가 거액을 들여 출처 불명의 약을 구매했습니다.

음식을 삼키는 것조차 버거운 상태에서, 그 약들을 알약 분쇄기로 갈아 한주먹씩 억지로 털어 넣던 기억은 지금도 가슴이 쓰립니다. 절

박함이 판단력을 흐리게 한다는 것을, 그리고 그 절박함을 파고드는 상술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저는 몸으로 배웠습니다.

 

나이아신아마이드처럼 임상 데이터가 뒷받침되는 성분도, 복용 전에는 반드시 본인 상황에 맞는지 따져봐야 합니다. 특히 BRCA·HRD 유전자 변이로 올라파립(린파자)이나 니라파립(제줄라) 같은 PARP 억제제를 복용 중인 분들은 나이아신아마이드 고용량 병용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PARP 억제제는 의도적으로 DNA 복구를 차단해 암세포를 죽이는 약인데, 나이아신아마이드가 NAD 공급을 늘려 오히려 PARP를 활성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치료 기전이 정반대로 충돌하는 구조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하루에 얼마나 먹어야 효과가 있나요?

A. 암 예방 목적이라면 하루 500mg~1,000mg이 적절합니다.

피부암 임상에서 500mg 복용 시 발생률 25%, 1,000mg 시 30% 감소 효과가 확인됐습니다.

암 환자라면 하루 1,000~2,000mg까지 고려할 수 있으나, PARP 억제제 복용 중이라면 반드시 주치의와 먼저 상의해야 합니다.

복용은 한 번에 몰아서 먹기보다 500mg씩 아침저녁 두 번으로 나누는 것이 흡수 효율을 높이는 데 유리합니다.

 

Q. 항암 치료 중에 같이 먹어도 되나요?

A. 세포독성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와의 병용은 임상에서도 함께 사용된 사례가 있고, 나이아신아마이드의 화학 구조상 대부분의 항암제와 간섭할 가능성이 낮습니다.

비타민 C와 함께 먹어도 서로 다른 기전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흡수 방해나 상호작용 우려가 거의 없습니다.

단, 고용량(하루 5g 이상) 복용 시에는 두 성분 모두 수용성이라 흡수 경로가 겹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Q. 나이아신아마이드 먹으면 간수치 올라가지 않나요?

A. 간독성 우려는 나이아신아마이드가 아닌 나이아신(니코틴산)에서 주로 보고된 문제입니다.

나이아신아마이드는 하루 2g, 10년 이상 복용에서도 간독성이 없었다는 논문이 10여 편 이상 보고되어 있습니다.

다만 평소 음주량이 많거나 간 기능이 저하된 분이라면 소량(500mg)부터 시작해 몸의 반응을 확인하면서 늘려가는 접근이 안전합니다.

 

Q. NMN이나 NR이 더 좋은 거 아닌가요?

A. NMN과 NR은 NAD의 중간 전구체로, NAD를 빠르게 올리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나이아신아마이드는 SIRT1·SIRT2라는 서투인 효소를 억제해 암 억제 유전자 RUNX3를 활성화하는 후성유전학적 기전이 있습니다.

반면 NMN은 이 서투인을 오히려 활성화해 일부 여성 암에서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가 제기된 바 있습니다.

항암 목적이라면 나이아신아마이드가 현재로서는 근거가 더 탄탄한 선택입니다.

 

Q. 식전에 먹어야 하나요, 식후에 먹어야 하나요?

A. 식전, 식중, 식후 언제 먹어도 흡수에는 차이가 없습니다.

공복에 복용할 경우 물 한 컵을 함께 마시면 위에 부담이 덜합니다.

중요한 것은 타이밍보다 하루 복용량을 두 번에 나눠서 먹는 것으로, 빠르게 흡수되고 빠르게 배출되는 수용성 비타민의 특성상 혈중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결론

암 진단 후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었던 그 절박함이 잘못은 아닙니다.

하지만 제가 직접 경험해 보니, 검증되지 않은 제품에 몸을 맡기는 것은 회복에 쓸 기력마저 갉아먹는 일이었습니다. 나이아신아마이드는 NEJM과 임팩트 팩터 15점대 저널에 임상 결과가 실린, 비타민 영역에서는 드물게 근거가 쌓인 성분입니다.

그 한계도 분명합니다.

이미 생긴 암을 단독으로 제거하는 치료제가 아니라 표준 치료를 받는 동안 재발과 새로운 암 발생을 줄이는 보조제로서의 역할입니다.

구매 전에 본인이 복용 중인 약물 목록을 먼저 확인하고, PARP 억제제 해당 여부를 체크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을 권합니다.

그리고 나이아신과 나이아신아마이드는 다른 물질임을 기억하고, 반드시 '아마이드' 형태를 선택하세요.

제가 이 과정을 훨씬 일찍 알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지금도 남습니다.

 

출처:리틀약사 유튜브 채널 ,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Clinical Cancer Resear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