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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만 끝나면 다 끝난 줄 알았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퇴원 후 첫 며칠, 오른쪽 팔을 들다가 어깨에 찢어지는 듯한 통증이 밀려왔을 때 비로소 알았습니다.
암 수술의 진짜 싸움은 수술실 밖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수술 후 2주, 그 시간이 이후 회복의 질을 통째로 바꿔놓는다는 사실을 아는 분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수술 합병증, 막연히 겁낼 게 아니라 미리 알아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수술 후유증은 수술 부위에만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겪어보니 전혀 다른 곳에서 더 큰 문제가 터졌습니다.
설암 수술 당시 저는 혀의 3분의 1을 절제하는 동시에 경부곽청술(Neck Dissection)을 함께 받았습니다.
경부곽청술이란 암세포의 림프절 전이를 막기 위해 목 주변 림프절과 주위 조직을 광범위하게 제거하는 수술입니다. 쉽게 말해 목 안쪽을 상당 부분 비워내는 과정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부신경(Accessory Nerve)이 자극을 받았다는 점입니다.
부신경이란 어깨와 목 주변 근육을 지배하는 뇌신경 11번을 말하는데, 이 신경이 손상되거나 자극받으면 팔을 드는 동작만으로도 어깨에 극심한 통증이 발생합니다.
저는 수술 후 몇 주 동안 오른팔을 귀 높이 이상으로 올리지 못했습니다.
의료진은 "불가피한 과정"이라고 설명했지만, 그 말이 통증을 줄여주지는 않았습니다
골반 수술 후 방광 기능 장애가 흔히 나타나는 것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직장 바로 옆에 방광 신경이 지나기 때문에, 대장암·직장암 수술 과정에서 신경 손상이 발생해 배뇨 장애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위암 수술 후에는 덤핑증후군(Dumping Syndrome)이 대표적인 후유증으로 꼽힙니다.
덤핑증후군이란 위를 절제한 뒤 음식물이 소화 과정 없이 소장으로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삼투압 변화가 급격히 일어나고, 혈압 변동·빠른 맥박·어지럼증 같은 증상이 동반되는 상태를 말합니다.
식사를 조금만 더 했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손이 떨리고 식은땀이 나는 경험, 위암 수술을 받으신 분들이라면 낯설지 않으실 겁니다.

반드시 즉각 병원을 찾아야 하는 신호들도 있습니다.
*아래 증상은 절대 두고 봐서는 안 됩니다.*
#수술 후 발열이 지속될 때 — 무기폐(Atelectasis, 폐의 일부가 쭈그러드는 현상)나 요로 감염, 수술 부위 감염 등 항생제 치료가 필요한 원인일 수 있으며 자연 호전을 기대해서는 안 됩니다
#통증의 강도나 빈도가 점점 늘어날 때 — 수술 후 통증은 시간이 갈수록 줄어드는 것이 정상입니다.
하루 한 번이던 통증이 두 번, 세 번으로 늘어난다면 장폐색 등 합병증을 의심해야 합니다
#배액관(Drain) 주변이 붉어지거나 분비물이 늘어날 때 — 감염의 전형적인 신호로, 수술한 병원 외래를 반드시 먼저 경유해야 합니다
국립암센터 자료에 따르면 암 수술 후 합병증은 조기 발견과 신속한 처치가 예후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입니다
수술 후 2주는 이 감시 체계가 가장 빽빽하게 작동해야 하는 시간입니다.
요약:
수술 후유증은 수술 부위 밖에서도 나타나며, 발열·악화되는 통증·배액관 이상은 즉각 병원을 찾아야 하는 신호입니다.
*경부곽청술 후 재활치료, 저는 맨땅에서 시작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수술 후 재활은 의료진이 체계적으로 안내해 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달랐습니다.
퇴원할 때 받은 건 "천천히 드세요"라는 말 한마디뿐하는지조차 스스로 찾아다녀야 했습니다.
수술 후 한 달간은 출혈 위험 때문에 혀를 움직이는 것 자체가 금지되었습니다.
먹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그 시간이 수술보다 더 혹독하게 느껴졌습니다.
한 달이 지나 재활을 시작했을 때, 짧은 단어 하나도 제대로 발음이 되지 않았습니다.
혀의 일부를 잃었다는 사실을 머리로는 알았지만, 막상 목소리가 낯설게 들릴 때의 낙담은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습니다
저는 그때부터 매일 책을 소리 내어 읽었습니다.
피곤하면 혀가 굳는 느낌이 들어 쉬고 싶을 때도 좋아하는 노래를 따라 부르며 혀를 억지로 움직였습니다.
어깨와 목의 강직(Contracture)을 풀기 위해서는 요가를 선택했습니다.
강직이란 근육이나 관절 주변 조직이 굳어 정상 범위로 움직이지 못하게 되는 상태인데, 억지로 당기면 오히려 부상 위험이 있어서 숨을 길게 내쉬며 천천히 늘여가는 방식이 맞았습니다.
처음에는 팔을 수평으로 드는 것조차 고통스러웠는데, 몇 달을 꾸준히 하고 나서야 조금씩 가동 범위가 넓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대한재활의학회는 두경부암 수술 후 경부곽청술을 받은 환자의 경우, 수술 후 4~6주 이내에 재활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어깨 기능 회복에 유의미한 차이를 만든다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제가 좀 더 일찍 이 정보를 알았다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지금도 남습니다.

그렇게 3년이 지난 지금, 저는 일상 대화와 의사소통에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처음 만난 사람들은 제가 설암 수술을 받았다는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합니다.
병원 치료가 끝이라고 해서 완치가 아닙니다.
그 이후를 어떻게 버티느냐가 실질적인 회복의 결과를 만들어낸다는 것, 제가 몸으로 확인한 사실입니다.
경부곽청술 후 재활치료는 빠를수록 회복에 유리하며, 언어 재활과 요가 같은 자발적 노력이 회복의 실질적 차이를 만듭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경부곽청술 후 어깨 통증은 얼마나 지속되나요?
A. 개인차가 크지만, 부신경 손상 정도에 따라 수개월에서 1~2년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시간이 지나면 호전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재활치료를 병행하지 않으면 회복 속도가 눈에 띄게 느립니다.
물리치료나 요가처럼 관절 가동 범위를 꾸준히 넓혀주는 운동을 함께 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차이를 만듭니다.
Q. 수술 후 퇴원하면 배액관을 그냥 달고 나와도 되나요?
A. 가급적 수술한 병원에서 배액관을 제거하고 퇴원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부득이하게 달고 나오게 된다면 반드시 수술한 병원 외래를 예약해두고 거기서 제거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동네 병원에서 처치를 받다가 감염이 생기는 사례를 제가 직접 본 적이 있어서, 이 부분만큼은 타협하지 않기를 권합니다.
Q. 덤핑증후군은 치료 없이 자연스럽게 낫나요?
A. 대부분은 식이 조절과 시간이 해결해 주는 편입니다.
소량씩 자주 먹고, 식사 중 수분 섭취를 줄이는 방식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됩니다.
다만 저혈당과 연관된 후기 덤핑증후군 증상이 반복된다면 담당 주치의와 상의해 추가 처치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Q. 설암 수술 후 발음은 완전히 회복될 수 있나요?
A. 절제 범위에 따라 다르지만, 꾸준한 언어 재활을 하면 상당 부분 회복이 가능합니다.
저는 혀의 3분의 1을 절제했고 3년간 매일 소리 내어 읽기와 발음 연습을 반복했습니다.
지금은 처음 만나는 분들이 수술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회복되었습니다.
재활을 얼마나 일찍, 꾸준히 시작하느냐가 핵심입니다.
결론
암 수술 후 2주, 그리고 그 이후의 재활 기간은 수술 자체만큼이나 중요합니다.
발열이나 악화되는 통증처럼 즉각 병원을 찾아야 하는 신호를 미리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위기 대응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경부곽청술이나 위암 수술처럼 수술 범위가 넓을수록, 퇴원 후 하루를 더 입원하거나 수술 병원 외래 예약을 잡고 나오는 작은 결정이 회복의 질을 크게 바꿉니다.
제가 3년을 돌아보며 가장 아쉬운 것은, 환자 스스로 재활 방법을 맨땅에서 찾아야 했다는 현실입니다.
요가도, 소리 내어 읽기도, 병원이 알려준 것이 아니라 제가 직접 찾아낸 것들입니다.
지금 수술 후유증과 씨름하고 있다면, 수동적으로 낫기를 기다리기보다 재활치료를 먼저 찾아보기를 권합니다.
몸을 능동적으로 깨우는 것, 그게 회복의 시작이었습니다.
출처: 국립암센터. 유튜브 구해줘암선생. 비타민 박사 염창환. 대한재활의학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