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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암 수술 후 퇴원하던 날, 저는 혼자 힘으로 제대로 걷지도 못했습니다.
근 한 달간 음식을 전혀 먹지 못한 몸은 그야말로 빈 껍데기 같았고, 무언가를 붙잡지 않으면 그냥 쓰러질 것 같은 상태였습니다.
그때 제가 선택한 것이 맨발걷기였습니다.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살아야겠다는 의지로 내디딘 첫 발이었습니다.

 

어싱 효과, 맨발이 몸의 전기를 바꾼다

맨발걷기의 과학적 근거를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반신반의했습니다.
땅을 밟는 것이 몸 안의 무언가를 바꾼다는 말이 선뜻 믿기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어싱(Earthing)의 원리를 들여다보니 생각보다 논리가 탄탄했습니다.
어싱이란 맨발로 땅과 직접 접촉하여 지구가 가진 자유 전자(Free Electron)를 몸속으로 흡수하는 행위를 뜻합니다.
자유 전자란 전기적으로 음극성을 띠는 입자로, 신발 없이 땅에 발을 대는 순간 우리 몸과 지구 사이에서 전기적 균형이 맞춰지기 시작합니다.
이 균형이 중요한 이유는 활성산소(Reactive Oxygen Species, ROS)와 관련이 있습니다.
활성산소란 세포 손상을 유발하는 불안정한 산소 분자로, 과식이나 무리한 운동, 스트레스가 쌓일수록 체내에서 더 많이 생성됩니다.
활성산소가 늘어나면 몸의 산성도가 높아지고, 암세포는 바로 이 산성 환경에서 더 빠르게 증식합니다.
맨발걷기를 통해 땅의 자유 전자가 몸으로 들어오면 이 활성산소를 중화시키고 염기성 균형을 회복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핵심 논리입니다.

실제로 미국 국립의학도서관(PubMed)에 게재된 어싱 관련 연구에서는 맨발로 땅과 접촉했을 때 수면의 질 개선, 만성 통증 감소, 염증 지표 저하 등의 효과가 관찰되었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한의학적으로도 발바닥에 분포한 경혈(經穴), 즉 기(氣)가 흐르는 혈자리가 땅과 밀착될 때 자극을 받아 체내 기의 순환이 촉진된다고 오래전부터 설명해 왔습니다.
동서양이 각자 다른 언어로 같은 현상을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제가 매일 흙길을 밟으면서 가장 먼저 느낀 변화는 발끝의 감각이었습니다.
수술 후 감각이 무뎌졌던 발바닥에 차갑고 부드러운 흙의 촉감이 전해질 때마다, 몸 어딘가에서 스위치가 켜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느낌만이 아니라 실제로 걸음이 조금씩 안정되고 체력이 붙기 시작했습니다.

암 예방과 면역력, 숫자로 확인한 변화

맨발걷기가 암 예방에 어떤 연결 고리를 갖는지는 스트레스 지표와 면역 수치를 보면 더 분명해집니다.
코르티솔(Cortisol)은 스트레스 반응 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만성적으로 높게 유지되면 면역 기능을 억제하고 암 발병 위험을 높이는 데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칩니다.
자연 속에서 맨발로 걷는 행위는 이 코르티솔 수치를 낮추는 데 실질적인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2018년 한국자연치유학회지에 발표된 논문 '산림욕이 사회심리적 및 직무적 스트레스에 미친 영향'은 자연 환경에서 맨발로 땅을 밟는 행위가 스트레스 완화와 심리적 안정에 기여한다는 점을 실험적으로 확인했습니다.
또한 맨발걷기 단체 회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 79.5%가 질병 치유 효과를 경험했다고 답했으며 그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걸린 기간은 대부분 3개월 이내였습니다.

혈압 수치 변화도 눈에 띕니다.
대장암 수술 후 혈압이 163/103까지 올랐던 분의 사례에서, 신발을 신고 걸었을 때 혈압이 1~2 단위 정도만 낮아진 반면, 2시간의 맨발 산행 후에는 5~15 단위씩 수치가 떨어졌습니다. 

같은 걷기 운동이라도 맨발과 신발 사이의 차이가 이 정도라면, 단순히 기분 탓으로 넘기기는 어렵습니다.
물론 개인차가 있으므로 맹목적으로 믿기보다는 직접 수치를 추적해 가며 확인하는 것이 훨씬 현명합니다.

제 경우도 비슷했습니다.
항암 치료와 수술로 바닥을 친 면역 수치가 맨발걷기를 꾸준히 하고 나서 조금씩 회복되는 것을 검사 결과로 확인했을 때, 이 습관을 멈출 이유가 없다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스트레스가 암과 이렇게 직결된다는 사실을 머리가 아닌 몸으로 체험한 순간이었습니다.

실제 내가 걷는 맨발 걷기 길

 

맨발걷기가 면역력 향상에 기여하는 경로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어싱을 통한 자유 전자 흡수로 활성산소 중화 및 산성--염기성 균형 회복-자연 환경 노출로 코르티솔 수치 감소, 스트레스성 면역 억제 완화--규칙적인 유산소 운동 효과로 심혈관 기능 강화 및 자연살해세포(NK Cell) 활성 증가--사회적 걷기 활동(동호회, 가족 동행)을 통한 정서적 안정과 심리적 면역력 보강
자연살해세포(NK Cell)란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나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면역 세포로, 운동과 스트레스 감소가 이 세포의 활성도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것은 국가암정보센터에서도 운동과 암 예방의 관계로 언급하고 있는 내용입니다.

 

맨발걷기 주의사항, 이것만은 반드시 지키세요

맨발걷기를 시작하고 가장 먼저 한 일이 파상풍(Tetanus) 예방접종이었습니다.
누군가의 조언을 듣고 덜컥 겁이 나 동네 병원으로 달려갔습니다.
파상풍이란 흙 속에 존재하는 클로스트리디움균(Clostridium tetani)이 상처를 통해 몸에 침투해 신경계를 마비시키는 감염병으로, 면역력이 약한 상태에서는 특히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항암 치료를 막 마친 저에게 이 예방접종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였습니다.

 

실제로 주의해야 할 상황이 꽤 많습니다.
탁솔(Taxol) 계열 또는 카페시타빈(Capecitabine) 계열의 항암제를 사용 중이라면 수족증후군(Hand-Foot Syndrome)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수족증후군이란 손발의 피부가 붉어지고 통증과 균열이 생기는 항암제 부작용으로, 이 상태에서 맨발로 걸으면 감염 위험이 급격히 높아집니다.
이 경우에는 맨발걷기를 아예 하지 않는 것이 맞습니다.

 

당뇨가 있는 분이라면 당뇨병성 족부 병변(Diabetic Foot Lesion)을 각별히 조심해야 합니다.
당뇨병성 족부 병변이란 당뇨로 인해 발의 신경과 혈관이 손상되어 작은 상처도 쉽게 괴사로 이어지는 합병증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맨발걷기 대신 발바닥 지압이나 부드러운 마사지로 간접적인 효과를 얻는 편이 훨씬 안전합니다.

처음 시작할 때의 적응 원칙도 중요합니다.

 

체중 부담을 분산해 주는 신발 없이 걷다 보면 족저근막염(Plantar Fasciitis)이 생길 수 있습니다.
족저근막염이란 발뒤꿈치부터 발바닥을 가로지르는 근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발이 피로해질 때까지 무리하게 걸으면 생기기 쉽습니다.
10분에서 시작해 15분, 20분으로 서서히 시간을 늘려가는 방식이 필요합니다.

비가 오는 날 진흙길을 걸으며 발가락 사이를 파고드는 흙의 감촉이 좋아서 욕심껏 오래 걸었다가 다음 날 발바닥이 뻐근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 뒤로는 몸이 좋아도 1시간을 넘기지 않는다는 기준을 세웠습니다.
건강을 위한 습관이 오히려 발목을 잡는 일은 없어야 하니까요.

 

자주 묻는 질문
Q. 맨발걷기는 항암 치료 중에도 해도 되나요?
A. 항암 치료 중에는 면역 기능이 크게 저하되어 있어 작은 상처나 오염된 환경에서도 심각한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탁솔이나 카페시타빈 계열의 항암제를 사용 중이라면 수족증후군 위험이 있어 맨발걷기를 삼가는 것이 원칙입니다. 치료가 완전히 종료되고 주치의와 상담한 뒤 시작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Q. 맨발걷기 효과는 얼마나 지나야 나타나나요?
A. 맨발걷기 단체 회원 대상 설문에 따르면 효과를 체감하기까지 걸린 기간이 3개월 이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습니다.다만 혈압 수치처럼 걷기 직후 즉각적으로 확인되는 지표가 있는가 하면, 면역력이나 류마티스 증상처럼 수개월에 걸쳐 서서히 개선되는 항목도 있습니다.
개인의 건강 상태와 걷는 빈도에 따라 차이가 크므로, 수치를 직접 추적하며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Q. 황토길과 일반 흙길 중 어느 쪽이 더 효과적인가요?
A. 어싱 효과의 핵심은 맨발과 땅의 전기적 접촉입니다.
황토길은 미세한 흙 입자가 경혈을 자극하고 감촉이 부드러워 근력 운동 효과도 덤으로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일반 흙길도 땅과 직접 접촉한다는 점에서 어싱 원리는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중요한 것은 날카로운 돌이나 유리 파편, 비위생적인 오염물이 없는 안전한 환경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Q. 당뇨가 있으면 맨발걷기를 절대 하면 안 되나요?
A. 당뇨가 있다면 당뇨병성 족부 병변 위험 때문에 맨발걷기는 권장되지 않습니다.
발의 신경이 둔해져 상처가 생겨도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혈액순환 저하로 상처 회복이 늦어져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대신 발바닥 지압판 위에 서거나 부드러운 마사지로 유사한 자극 효과를 얻는 방법이 더 안전합니다.

 

Q. 맨발걷기 전에 파상풍 예방접종이 꼭 필요한가요?
A. 특히 면역력이 약하거나 최근 수술을 받은 분이라면 파상풍 예방접종을 미리 맞는 것이 안전합니다.
흙 속에는 파상풍균이 존재할 수 있어 발에 작은 상처만 있어도 감염 경로가 열립니다.
일반 성인도 10년 주기로 파상풍 부스터 접종을 권고하고 있으므로, 맨발걷기를 시작하기 전에 접종 이력을 확인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설암 수술 후 맨발로 흙을 밟기 시작한 지 이제 꽤 시간이 흘렀습니다.
처음에는 10분도 버티기 힘들던 걸음이 지금은 비가 와도 우비를 챙겨 입고 나설 만큼 단단한 일상이 됐습니다.
맨발걷기를 시작할 분이라면 파상풍 예방접종부터 확인하고, 발 상태를 꼼꼼히 살피면서 짧은 시간부터 천천히 적응해 나가시길 권합니다.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지 않는 것, 그게 이 습관을 오래 이어가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
건강 상태에 따라 맨발걷기의 적합 여부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시작 전 반드시 담당 의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KBS 생로병사의 비밀 / 유튜브 암케어tv 미국 국립의학도서관